디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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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지내던 대만국제도서전 관계자가 지난 18일 저녁 ‘왓츠앱’으로 알려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 등 명사들 출현에 이목이 쏠렸던 18일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일에도 신스틸러들은 존재했다. 그 가운데, 개막 공연을 달군 장자샹(32)이 있다. 도서전의 주빈으로 참여한 대만(타이완)이 대동한 작가다. 서울도서전이든, 주빈 대만에든 1석2조였다. 강렬한 비트로 흥을 돋운 인디밴드 좡카런의 공연에 더불어, 밴드 보컬 장자샹은 자신의 첫 소설로 한국 대중과 만났다.
장자샹은 2022년 장편소설 ‘야관순장’(한국에서는 '밤의 신이 내려온다'로 번역 출간)로 그해 대만을 대표하는 문학상인 금전상을 수상했다. 소설에 앞서 2021년 같은 제목의 앨범을 발표했고, 그해 대만 최고 음악상인 금곡장 최우수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가사의 확장이 소설”이란 말대로, 같은 주제와 예술관으로 소설과 음악을 병행 창작한다.
젊은 예술인의 소설과 음악적 활약도 뉴스이거니와, 양안 관계에서 ‘확고한 독립’을 주장하고 설파하는 신세대란 점에서, 그의 존재는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에 초청된 23명의 대만 창작자 중에서도 두드러진다. “‘중화민국’이란 국가명부터가 대만의 식민 상태”라고 명토박는 엠지(MZ) 작가 장자샹을 19일 오전 서울 오크우드 코엑스에서 만났다.
소설의 원제 ‘야관순장’은 야관(밤의 신)의 강림을 말한다. more info 작가 이력이 반영된 ‘나’의 고향 마을에서 야관이 돌보는 보잘것없는 민중들의 이야기가 한바탕 펼쳐진다. 죽은 자들이 되살아 현시되는 까닭이 있다. 작가의 말마따나 “대만은 어디서 왔는지, 우리는 누구이고 무엇이 다른지, 대만의, 대만 문학의 정체성을 찾아 나서도록 한 사건”의 희생자들이기 때문이다. 1947년 중국 대륙에서 대만 섬으로 패퇴한 국민당 정부가 당시 폭압에 봉기한 본성인(원주민)을 학살한, “너무나 고통스러워 가정에서도 거의 얘기하지 않았던, 그래서 젊은 세대에겐 한동안 낯설었”던 ‘2·28 사건’을 말한다.